금니를 씌웠는데 왜 부러져?

금이라는 금속은 치과에서 사용한지 100년이 넘은 안정적인 재료입니다.

소위 '금니를 씌운다'하는 말은 치과 치료의 대명사가 되었고, 현대 치과 치료에서는 지르코니아로 치과재료의 주도권이 넘어간 상태이지만, 특별한 경우에는 아직까지 금으로 씌우는 것이 좋은 경우도 분명히 존재합니다.

금으로 씌운이가 아파서 치과를 갔는데 이가 부러져서 아픈것이라고 발치를 해야한다는 이야기를 듣는 경우가 있습니다. '금이 어떻게 깨지고 씌운이가 어떻게 부러진다는 말인가?' 금늬로 씌운이가 부러졌다는 이야기를 들으면 환자분들이 생각하는 공통의 질문입니다.

치아는 위 아래 이가 부딪히면서 음식물을 부수는 역할을 하는데 이런 부딪히는 힘을 교합력이라고 합니다. 힘이 쎈 사람, 약한 사람이 있듯이 교합력도 유별나게 쎈 분들이 있습니다. 이런 분들은 너무나도 힘이 쎄기 때문에 치아가 버틸수 없는 정도의 힘을 수십년간 지속해 오고 치아가 부서질때까지 모르는 경우도 있습니다.

본 케이스는 금니로 씌운 치아의 치아 뿌리가 부러져서 발치하게 된 경우입니다.

우측 아래 어금니를 예전에 신경 치료를 하고 이를 씌운 상태입니다. 뿌리 끝에 약간의 병소는 보이지만 환자분은 증상을 전혀 느끼지 않았습니다. 환자는 심한 이갈이와 이악물기 습관이 있었고, 전체 치아의 보호를 위해서 이갈이 장치 제작을 하였으나 잘 사용하지는 않았다고 합니다.

약 2년 후 갑자기 이가 아파서 내원하셨습니다. 2개의 어금니 뿌리 중 한쪽 뿌리에 명확한 병소가 관찰됩니다. 이 병소는 왜 생긴 것일까요? 신경치료 후 세균감염일 수도 있으나 이 케이스는 치근파절(치아의 뿌리가 부러짐)이 의심됩니다. 그 이유는 방사선 사진을 잘보면 이전 방사선 사진과 다르게 신경치료한 공간이 넓어져서 벌어진 듯한 양상을 보이는 것이 관찰됩니다.

아쉽지만 현재로서는 치아를 살릴 수 있는 방법은 없기 때문에 발치를 결정합니다.

발치 후 치아의 사진입니다. 의심한 대로 치아의 수직 파절이 보입니다.

그런데 이렇게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부러진게 이를 빼다가 부러진 것인지 어떻게 아나?'

사실 이를 빼면서 치아 뿌리가 부러지는 경우도 많이 있습니다. 그러나 그럴때의 파절 양상은 위의 사진처럼 수직으로 부러지는 것이 아니라 거의 수평으로 부러지게 됩니다. 따라서 본 케이스의 파절은 치아 발치로 인한 파절로 보기는 어렵습니다.

가끔 환자분이 내원해서 '이가 아픈데 명확히 어디가 아픈지는 모르겠어요.. 그런데 위아래 어금니가 다 아픈것 같고 심하지는 않은데 짜증나는 정도로 아파요'라고 말씀하시는 경우가 있습니다. 물론 검진으로 다양한 원인을 감별해야 겠지만, 치아가 부러지기전에 치아가 너무 힘들다고 소리치는 경우에 이런 통증으로 나타나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정확한 진단이 필요합니다.